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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세상

by 코넬슨 새댁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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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낮 12시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과외가 있었다. 
일요일 과외라니.. 돈이라도 좀 두둑히 주면 모를까 착한 사람 너무 부려먹는거 같아서 속상하다 
아는 지인 딸 과외라 뭐라 말도 못하겠고.. 
여튼 우리의 노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단다. 
 
2시간동안 뭐할까.. 책이나 보자 했는데 왠걸..
고터 안 폴바셋은 너무 시끄럽구나..
우와.. 고터 자체가 너무 시끄럽다 
책은 포기하고 비타민 D나 받지뭐 
지하를 올라와서 한창 햇빛을 쬐고 있는데 
커플이 갑자기 내 앞을 지나가며 싸우고 있었다 
여자가 쌍욕을 뱉으며 냅다 남자의 뺨을 갈긴다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주먹으로 친다
여자도 다시 남자의 어깨를 주먹으로 친다 
 
'말릴까?' 
일단 주섬주섬 그 자리를 피했다
싸우는 소리는 더 커지고 
사람들도 힐끔힐끔 커플을 보기 시작했다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로에게 악을 쓰면서 (다행히 폭력은 멈춘듯) 싸운다 
 
2시20분 남편이 보인다 
결국 그 커플을 뒤로하고 남편과 밥을 먹으러 신세계 지하로 갔다 
말렸어야 했나? 잠깐 후회했다 
 
막상 그런 상황에 놓이니 나 역시도 내몸사리는 삭막한 사람이 되어버린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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