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일 여느 때와 같은 날이다.
어김없이 오늘도 남편과 함께 집에서 녹사평까지 걸었다.
남편과 나의 최애 '더베이커스테이블' 스프먹으러 ㅋ
어제도 10km걸었는데 오늘은 13km정도? 걸었다.
나는 남편이랑 걷는게 좋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걷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게 특히 더 좋은 것 같다. (핸드폰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
2-3시간을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화가 뜨거워지기도 하고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나의 목소리만 높아짐)
여튼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너는 사람에 대해 너무 의심을 많이 하는 거 같아'
남편이 말하는데 음.. 반박할 말이 없네 ㅎㅎ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람을 잘 안 믿었던 것 같다.
친구 관계도 여차하면 (뭔가 핀트가 나가면) 끊기 일쑤였다.
음.. 예를 들면 쎄~한 느낌이 들때.
상대방이 평소와 다른 느낌의 말투라든지
이 친구가 뭔가 나한테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아.
내가 뭘 잘못했나? 뭐 실수했나?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물어보지 않는다.
심지어 더 잘해준다. 그리고는 몇 번 만나고 자연스럽게 내가 연락을 끊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그 쎄~한 느낌은 그냥 나만의 느낌이었을 수도..
뭐 그날 날씨가 추웠을 수도 있고 나도 모르는 어떤 '기'를 느낀 날 일 수도 있고.
그 친구가 그날따라 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옵션이 있는데 말이다.
그 사람이 나를 비난하고 떠날까 봐 먼저 선수 친 느낌도 든다.
그런데 친구 사이에 비난하고 떠날 일이 뭐가 있겠는가.
내 안의 못생긴 자격지심(뭐라 더 표현할 말이 없네)때문이지 뭐.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논쟁을 펼치기도 하고 내 주장을 내세우기도 해야 하는데
나는 친구에게 내 민낯을 보여줄 솔직한 용기가 부족했다.
그냥 착하고 쿨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상대방에게 무조건 맞춰주기만 하다가
내 귀에 거슬리는 어떤 한 단어 또는 문장 또는 태도를 느꼈을 때
속으로만 '아 됐어 18'
"나 기분 나빴어" 이 한마디를 못하고
그동안 참고 참았던 무언가가 터지면서 피하고 끊기만 했던 것 같다.
참 못났다 못났어
40대 중반을 바라보면서
과연 나의 민낯을 다 보여준 친구가 몇명이나 있을까?
씁쓸한 이기분..
캐나다 남편을 통해 오늘도 '나'를 반성한다.
2024년도에는 작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노력해서 안되는 일도 있다. 특히 '친구관계'에 있어서 말이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솔직한 '친구관계' 시도는 할 예정이다.
뭐가 되었든 해봐야지 뭐.
내 주위 모든 이들에게 좋은일들만 생기길 소망해 본다.
'우울증타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나약함을 잊어주오 (0) | 2024.02.14 |
---|---|
뭐지? 이 반복되는 기분은? (0) | 2024.02.08 |
나의아저씨 (2) | 2023.12.30 |
요즘 잠이 안온다 큰일이군. (0) | 2023.12.24 |
내가 변한걸까? (0) | 2023.1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