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울증타파

나의나약함을 잊어주오

by 코넬슨 새댁 2024. 2. 14.
반응형
SMALL

저번에 쓴 글이 다 날아갔다. 쩝
나이가 들 수록 사람을 대하는 게 왜 이리 힘들까.
스킬이 들만큼 들었을 텐데 요즘 너무 힘드네
최근 한 병원에 코디네이터로 입사를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P라고 지칭하겠다) 나를 너무 태우는 바람에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
(태움: naver 오픈사전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주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괴롭히는 악습을 일컫는 은어)

웬만하면 내가 사람 비위를 잘 맞추는데 P는 처음 보는 유형이었다. 일도 못하고 뭘 가르쳐주지도 않고 뭘 가르쳐 줄 때는 아주 쉬운 일을 초등학생한테 가르쳐주듯이..
자신이 실수한 것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고 그거에 대해 뭔가 짚어주면 다른 포인트로 갑가지 화제를 돌린다고 할까? 여하튼 음.. 연구대상감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P는 3개월 수습이 끝나고 잘리는 상황이었다.
내 나름의 스킬로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다.

나는 수간호사님께 개인사정으로 일 그만두겠다고 두 번이나 말씀드렸다 혹시 P때문니라면 조금만 기다려 달라 1달 후면 수습기간 끝나고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15일만 참으면(?)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P생각만 하면 병원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시계를 보면 맥박이 160이나 치솟아 있었다. 이게 그 피꺼솟인 겐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몸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확실하다. 병원생각만 해도 무서워졌다.
이렇게 내가 나약한 인간이었던가.

결국 나는 휴일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 병원이 가까워질수록 시계맥박은 아침에 분명 85였는데 130을 가리키고 있었다. 병원문 앞에서 수쌤을 기다렸다. 다른 직원분을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저 못하겠어요” 자초지종 나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선생님 건강이 먼저예요”
결국 그렇게 수쌤도 못 만나고 뛰쳐나왔다.
진정이 안된다.
내 맥박은 160을 치솟고 있었다.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 모두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_플라톤


진관사에서 저마다 간절한 소망이 적힌 글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을 보니 그 광경이 참 이뻤다.
그러면서도 드는 생각은 저 희망을 적은 사람 중에는 최소한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남에게 화풀이하는 인간은 없기를..

300x250

'우울증타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를 달래주자  (2) 2024.03.02
에밀리 덕분에 터널아닌 파리에 가다.  (0) 2024.02.25
뭐지? 이 반복되는 기분은?  (0) 2024.02.08
2024년 새해 _인간관계  (0) 2024.01.02
나의아저씨  (2) 2023.12.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