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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간호조무사 실습일기 2 _ 무서운 아나필락시스

by 코넬슨 새댁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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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출근하자마자 비명소리가 들린다
“악! 아파 아파!!!”
되퇴골이 부러져서 오신 할머님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
오늘 비로소 진짜 응급실(?) 같은 느낌이군
중학생 2명이 들어온다
한명은 다리, 팔, 피투성이다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다 중딩 인생에 이 정도 부상은 뭐 아무것도 아니지 이런 느낌이랄까


다른 한 명은 다리에 뭔가를 붙이고 있다 집에서 자기네들끼리 응급처치(?)를 하고 온 모양이다
“어떻게 된 거예요?”
“자전거 타다가 넘어졌어요”
피투성이인 아이의 다리를 보니 세상에 돌 부스러기 같은 게 막 피부에 끼어있다 얼마나 아플꼬
“알코올솜으로 닦아주세요”
상처부위 피를 살살 닦았다 너무 아플 거 같았다 나의 미간이 찌푸려 저 있음을 인지하고 다시 폈다
간호사 선생님이 ”돌 제거해야 하니까 빡빡 닦으세요 “
아이고 미안하다 아가야
”악! 악! 너무 아파요 “
팀장님이 옆에서 “아파도 어떡해. 돌이 있어서 이거 떼야해요 좀만 참아요~“


아이 아버지가 연락받고 급하게 오셨다
”인마 고새를 못 참고 나가서 자전거 탄 거야? 왜 탔어!”
“날씨가 좋잖아요”
아버지는 아무 말도 못 하시고는 “에잇-” 한마디 하시고는 응급실을 나간다
아이는 아버지가 나가자마자 ”선생님 혹시 물에 들어갈 수 있어요? “  ”안돼요 이 정도 상처면 1달? 2달 이상 물 닿으면 안돼요! “
아이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아놔 안되는데 “ 중얼중얼거린다 아마도 친구들이랑 같이 여름휴가 약속이 있나 보다 조심히 타지.. 이 아이의 올해 여름은 안타깝게도 망친 것 같다


처치가 끝나고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갑자기 어떤 30대 초반의 남자가 들어왔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느낌? “침상에 누우세요”
그런데 남자 발이 퍼렇게 변해있었다 말로만 듣던 청색증??
뭔가 응급 환자라는 게 육감으로 알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급하게 오셨다
“어제 뭐 드셨어요?”
“술 먹고 또.. 아 한약 먹었어요”
아나필락시스란다
세상에 한약이 이렇게 위험한 것이었던가


피검사 결과 간수치가 1000이 넘었다 (4000이라고 했었나? 여하튼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젊으셔서 걸어서 들어왔지 나이 드신 분은 아마도 못 걸으셨을 거라고 한다
에네프린 주사를 맞고 발색깔이 좀 돌아온 것 같았다 얼굴은 여전히 붉은색을 띠었지만 아까보다는 괜찮은 것 같았다
한약을 잘 안 먹어서 몰랐는데 한약은 먹고 반드시 간수치도 재어봐야 한다고 한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한약 먹거나 침 맞고 응급으로 온 환자가 꽤 있다고 한다
한약.. 무섭다 안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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